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해외동포(특히 외국의 국적을 가진 자)는 2001년에 127,839명을 기록한 후 해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2월 말 기준으로 775,715명을 기록하였다. 이는 2001년 대비 15년 동안 5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는 타민족인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포함하여 전체 외국인 국적자가 200만 명을 넘고 있다. 외국인 국적자 중에 한민족 동포는 약 40%를 차지한다. 한국의 경제력이 신장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거주 한민족 동포의 현황에 대해서 알아보고 고려인 동포들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한민족 동포 중 절대 대다수는 중국국적동포 즉 조선족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 조선족이 한국내 체류 외국국적동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줄곧 85~89%를 차지해 왔다.이는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국적동포 100명 중에서 85~89명 정도가 바로 조선족이라는 뜻이다. 그 다음 규모로 많은 동포는 재미한인들인데 2001년 전체 동포 127,839명 중에서 11,516명, 즉 9%를 차지했다. 2001년만 하더라도 조선족과 재미한인을 포함하면 전체 97%를 차지하여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기타 동포들로서 캐나다(1,471명), 호주(906명), 러시아(769명), 독일(206명), 뉴질랜드(177명), 일본(119명), 프랑스(40명), 기타(201명) 순으로 이들 동포는 매우 미미한 비율을 차지했다. 이러한 비율은 2005년까지 거의 비슷하게 지속되었다. 이 시기에 고려인 동포의 비율은 1%도 되지 않았다.

2007년과 2008년 이후부터는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 유입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원인은 2007년에 시행된 방문취업비자(H2 비자) 제도로 인하여 국내에 연고가 없던 고려인 동포들도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한국에 입국 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고려인 동포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주요 3개국만 볼 때 2006년에 1,009명(0.4%)에서 2010년에는 6,888명(1.6%)으로 절대수치에서 6배 가량 증가했고 비율 또한 1.2%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경우 2007년에 737명 수준에서 2008년에는 2,864명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5년간의 변화는 다음 표와 같다.

2012년부터 2016년 기간에 조선족 비율이 여전히 85%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 동포는 45,000 ~ 46,000명 정도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고 캐나다 한인들도 15,000명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3개국 고려인 동포는 2012년에 17,422명에서 2016년에는 47,176명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상기 도표에 ‘기타’ 항목으로 처리된 키르기즈 고려인동포들과 여타 다른 독립국가연합 출신의 고려인들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약 48,000명 규모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고려인 동포의 약 10%에 해당한다. 우즈베키스탄 동포들의 꾸준한 유입이 보이고 있고, 카자흐스탄 고려인들도 2016년에 급증했다. 한국 거주 외국국적동포들의 특징을 보면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규모로 볼 때 조선족들이 압도적이다. 서울의 특정 지역에는 조선족들의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다. 둘째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입국하는 동포에 비하여 조선족과 고려인 동포는 제도적 차별을 받고 있다. 즉 두 동포는 한민족이기는 하지만 재외동포비자(F4 비자)를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이것은 법적 문제에 속한다. 

셋째 대부분의 고려인 동포는 한국어 소통능력이 낮기 때문에 직장이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아도 정확히 항변할 수 없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 사정 등 구체적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넷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여러 동포들간의 소통은 부족하다. 가령 미국 동포와 고려인 동포 그리고 조선족들의 모임과 소통은 없으며 이들과 한국인들과의 소통 또한 거의 없다. 동일한 민족이지만 이러한 차이가 있는 것이 현재의 현실이다. 현재 한국에는 북한에서 온 동포들도 약 3만 명에 달한다. 물론 이들과의 교류 또한 매우 생소한 분야에 속한다. 다섯째 외국국적동포들은 법적으로 외국인 신분에 속한다. 대한민국 국적 즉 한국인과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점을 고려인 동포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으로 귀화하여 한국국적을 받지 않는 이상 외국인인 것이다. 러시아어 ‘корейцы’ 를 한국인으로 번역하거나 이해하면 곤란하게 된다. 상황에 맞게 번역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한국적 현실에서 해결되어야만 하는 몇 과제는 다음과 같다. 고려인 동포에 한정해서 제시한다.첫째, 외국동포들이 한국으로 오는 경우는 관광과 유학을 제외한다면 노동을 위해서이다. 즉 노동이주자가 대부분인데 이들에 대한 실정법은 아직까지 미흡한 상태에 있다. 모든 고려인들이 재외동포 비자(F4비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고려인이나 조선족은 동일한 처지에 있다. 다행히도 한국 당국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둘째, 고려인 동포들은 유라시아 지역을 개척한 한민족 동포로서 높은 자부심과 존경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대부분 가난하고 불쌍한 동포로 간주되고 있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고려인 동포에 관한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인들은 직시해야 한다.셋째, 한국에서는 현재 경기도 안산시와 전라남도 광주시의 특정 지역에 고려인 마을을 형성하고 있어서 한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인 동포들이 진정으로 한민족 구성원으로서 한국인들과 그 뿌리를 같이한다면 별도의 마을을 조성하기보다는 한국인들과 어울려 사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한국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넷째, 한국은 정치적으로 매우 특이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남북한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통일에 대한 역사적 사명이 있다. 따라서 고려인 동포들도 이러한 환경을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높여야 한다. 언어적 수단은 반드시 한국어일 필요는 없다. 러시아어로 된 관련 문헌이나 짧은 글들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수 년 동안 고려인 동포들의 한국이주가 급증하여 과거 소련 지역 출신 고려인들은 조선족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되었다. 미국동포를 상회한 것이다. 한국거주 고려인 동포들은 한국 NGO의 도움을 받아 자체 목소리도 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최근 부모와 거주 중인 고려인 학생들이 체류연장을 호소하는 건의가 있었다. 법적으로는 부모와 동거 중인 미성년 고려인 학생들은 성년이 되면 본국으로 가야만 한다. 이 문제는 한국 사회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정부의 전향적인 결정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향후 2년간(2017.9.13. ~ 2019.6.30.)의 체류 허가(방문동거 자격, F1 비자)를 받았다. 임시조치이지만 당장 179명의 고려인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다. 향후 이러한 사정에 놓일 동포 학생은 조선족 21,000명과 고려인 6,000명 정도로 예상된다.

조선족도 마찬가지이지만 고려인 동포들의 법적 위치는 한민족 일원임과 동시에 거주국의 국민이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은 한민족의 일원이자 한국인과 동일한 민족에 속하지만 국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 국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즈베키스탄의 영사 관할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국에서 자유롭게 도움을 주거나 간섭할 수도 없다. 합당한 절차를 거쳐서 한국으로 귀화를 하지 않는 한 본래 거주국의 국민이라는 점을 고려인 동포들 특히 학생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독일이나 이스라엘 그리고 카자흐스탄처럼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을 불러들이는 적극적인 귀환정책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역사적 상황과 제도적 여건이 한국과 그들 국가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동포귀환에 관한 정책은 해당 국가와의 외교문제와 한국의 국내 경제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복잡한 문제에 속하기 때문이다.유라시아 대륙을 개척한 한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에 관한 지식을 쌓으며 거주 국가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한 고려인 동포들이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지원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황 영 삼

* 주요 경력/학력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 통일문화연구원 연구실장

-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학교 한국학과 파견교수 (2005-6)

 

-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국제관계학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