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사장 최종천)은 내년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강제이주 80년을 앞두고 고려인들이 부르는 아리랑을 집대성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사라져가는 해외동포 아리랑 연구를 체계화하고 아리랑 자료 발굴을 위해 펴낸 ‘중앙아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서’는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아리랑박물관장)이 지난 2010년부터 러시아 극동지방,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1세대와 2세대, 3세대로부터 채록하고 조사한 아리랑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한 양장본 488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이다. 현재 중앙아시아에는 대략 30만 명에 이르는 우리 동포가 ‘고려사람’,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이들은 150년 전 구한말부터 생계를 위해 러시아 연해주로 건너갔다가 1937년 러시아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 황량한 대지에 내몰린 이들의 후손이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지에는 고난의 역사를 담은 아리랑이 이어지는 곳이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아리랑에 관한 전문 연구서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간된 이 책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이주사, 예술단의 활동과 아리랑의 전승 및 양상, 고려인 단체의 아리랑 전승, 아리랑에 대한 고려인의 인식 등 모두 6장과 55명의 고려인들에게 채록한 자료를 부록으로 수록했다.이 책에는 우리 민족이 180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 땅에 이주하기 시작해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혁명과 내전, 스탈린에 의한 강제이주와 탄압,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연해주 재이주 등 수난을 거치며 현재까지 전승되는 아리랑을 전래민요, 대중가요, 자생민요로 구분해 그 특징과 전승 기반, 양상을 조명하고 있다.강제이주 이후부터 꼴호즈에서의 새로운 삶, 소련의 붕괴와 독립 이후 변화를 거치며 아리랑이 어떤 양상을 띠며 전승되는지에 대해 주목했다. 세월이 흘러도 아리랑은 후손들에게 명맥이 이어지면서 부모를 기억하는 노래, 그리움의 서정을 담은 노래로 자리하고 있음을 전승되는 각각의 아리랑을 중심으로 고찰했으며 이러한 아리랑은 구전되면서 새로운 아리랑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책에서 필자는 고려인의 아리랑은 선율과 리듬 구조에서 현실을 반영한 가사를 접목한 혼종현상이 나타나는 노래, 보편적 디아스포라의 노래라고 사실을 채록 자료와 설문조사 등 오랜 시간 동안 현지에서 직접 조사한 폭넓은 예증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문적인 문화예술 집단인 고려극장의 역사와 연극에서 수용한 아리랑을 정리했으며 고려극장과 함께 태동한 아리랑 가무단의 활동이 고려인들의 음악활동 전반에 걸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고찰했다. 특히 아리랑가무단의 음악활동 가운데 우리 학계에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LP음반 취입 등을 통해 소비에트 전역에 아리랑을 비롯한 고려인 노래가 대중화한 과정 등을 분석했으며 꼴호즈를 중심으로 태동해 활동한 소규모 예술단인 ‘앙상블’의 활동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아리랑을 살펴보았다. 

또, 부록으로 실린 채록 자료 편에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고려인 2세대와 3세대 55의 아리랑에 얽힌 기억을 현지 구술조사를 통해 복원했다.이와 함께 기존의 전수조사 방식과는 달리 아리랑을 주제로 한 주제조사 방식을 통해 아리랑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아리랑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고려인에게 아리랑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제보자의 정보와 함께 실린 아리랑의 기억과 기록은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 속에서 아리랑을 파악하는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해외동포 아리랑을 집대성하기 위해 정선군과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해외동포 아리랑 학술조사는 지난 2008년에 1권으로 ‘중국 조선족 아리랑 연구’를 발간한데 이어 그동안 ‘러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2009년)’, ‘일본 한인 아리랑 연구(2010년) ’등을 발간해 해외동포 아리랑이 우리 민족의 이산과 정체성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연구서로 평가를 받아왔다. 최종천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해외동포 아리랑 조사 연구 사업은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이전부터 사업을 시작해 국제화에 흐름에 대비한 사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정선아리랑을 기점으로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중국 동북삼성과 러시아 연해주, 일본,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 일대로 뻗어나간 아리랑의 이동 경로를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아리랑로드 정립 사업으로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