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국립공화국 고려극장에서 연극 <여배우>의 초연이 있었다. 연극의 명칭 자체를 보고 연극의 내용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것은 물론 여배우의 인생에 대한 연극일 것이다. 극장으로 향하면서 젊지 않은 여배우의 한 생을 보여줄 주역을 누가 담당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장의 여배우들을 아무리 떠 올려봐도 백 안또니나 밖에 그 역을 담당할 배우가 없었다. 극장에 들어서서 프로그램을 받아 쥐자 나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극작가 둘라트 이사베꼬브의 작품으로 된 이 연극은 여배우 아이굴 아싸노바의 굴곡이 많은 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극장대학에서 배우의 직업을 전공하고 공화국의 이름난 배우가 되기까지 그 녀에게는 성공과 실패도 있었고 자체 희생과 실망도 있었으나 모든 어려움을 불구하고 직업에 대한 그의 충직성만은 불변하였다. 

연극의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주역을 담당한 카자흐스탄공화국 공훈활동가 백 안또니나에게는 주인공의 역을 놀기가 쉽지 않았다. 배우는 주인공 아이굴의 역을 노는 한편 그의 연습장면을 보이는 세가지 연극의 주인공의 주역도 놀아야 하였다. 백 안또니나는 짤막한 장면이지만 심리적으로 복잡한 그 역을 놀면서 훌륭한 연기를 보였다.  주인공 아이굴의 생활이 그 어느 정도 안또니나 배우 자신의 생활과 공통점이 있는 것도 이 연극에서 배우의 성공에 협조했다고 본다. 백 안또니나는 배우의 생활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연출가 김 옐레나에 대해 몇마디 하고 싶다. 무대장치가 간단했지만 그로 하여 연극이 조금도 가치를 잃지 않았으며 장면 끝에마다 무대에 나타나는 바레단은 연극의 내용을 더 두드러 지게 하였다. 연극끝에 극작가 이사베꼬브가 말했듯이 <그 바레단은 관람자들에게 조금도 다른 생각을 할 짬을 주지 않고 오직 연극만을 머리속에 두게 하였다>.

고려극장 배우단은 이사베꼬브 극작가의 작품을 이미 무대에 올린적이 있었다. 극장은 연극 <상속자들>을 한국에서 있은 국제극장 축제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이사베꼬브 작가는 연극이 끝나자 무대에 올라 연출가 김 옐레나와  주역을 담당한 백 안또니나를 비롯하여 배우 일동에 감사를 표하고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고려극장에서는 카자흐 작가들의 작품을 종종 무대에 올리는데 이것은 우리 두 민족의 문화적 연계를 더욱 튼튼케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협조할 것을 기대하며 배우들에게 창작적 성과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연극 <여배우>는 카자흐스탄공화국 독립 25주년에 즈음한 것이다.

끝으로 유감스러운 점을 지적하려고 하는데 초연인데도 불구하고 관람자들이 적었던 것이다. 고려인들이 자기 극장을 다니지 않으면 누가 다니겠는가? 예를 들어 다른 민족 극장들이 존재하고 고려극장이 없으면 고려인들이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아마 격분하여 떠들어댈 것이다. 때문에 고려극장이 오래오래 존재하도록 하려면 극장을 사랑하고 다녀야 한다. 극장이 멀어서 가기 불편하다는 것은 핑계에 더 지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아무리 불편해도 찾아 간다. 알마티 시내에 고려인 사회단체가 많은데 왜 단체 지도자들이 자기 회원들을 데리고 극장을 다니지 않는지 저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음번 공연시에 관람실에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