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고려극장에서 카자흐스탄공화국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의 86번째 계절이 막을 내렸다. 극장 계절은 고전작품 <춘향전>연극-뮤지컬로 끝냈다.기대하던바와는 달리 관람객들이 많이 모였다. 관람실에는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이날 공연에 초대된 귀빈들 중에는 알마티주 한국 총영사관 전승민 총영사와 이명재 영사,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 오 쎄르게이 회장, 민주평통자문회 중앙아시아 협의회 이재완 회장, 알마티 시고려민족 센터 김제니스 부회장 기타 손님들이 있었다.
사회를 담당한 카자흐스탄공화국 공훈활동가 백 안또니나는 극장이 현재 건물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이미 20년이 흘렀다고 하면서 거리가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궂은 날에도 극장을 찾아와서 그 동안 우리 배우들과 함께 같이 울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한 관람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음 공연은 시내 중심가의 새 건물에서 있을 것인데 극장장 니 류보위 아브구스또브나의 노력에 의해 이 꿈이 실현되었다고 안또니나 배우가 지적하였다. 다음 극장 창작문제 상담인, 공화국 공훈예술 활동가,꾸르메트훈장 수훈자 리 올레그 사프로노위츠가 발언하면서 극장 계절 개막과 관련하여 관람자들을 축하하고 새 극장에서 재미있는 연극을 무대에 많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문화일군들의 날과 관련하여 연출가 김 옐레나와 배우 알리세르 마흐삐로브에게 문화부의 감사장이 수여되었다.<루하니 잔긔루> 프로그램의 범위내에서 고려극장이 이번에 무대에 올린 <춘향전>은 이미 수십년동안 무대에 올렸듯이 연극이 아니라 뮤지컬이다. 백 안또니나 배우는 젊은이들의 대담한 시도를 항상 믿고 받들어 주는 류보위 아브구스또브나에게 배우집단의 명의로 감사를 표한다고 하고 연극-뮤지컬을 관람자들의 평가에 맡긴다고 하였다…우리는 극장에 가서 프로그램을 받아쥐기전까지는 뮤지컬인줄을 몰랐다. 전과 같이 <춘향전>연극을 보리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고전작품을 오래 구경하지 못해 그런 작품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늘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뮤지컬이란 것을 알게 되자 <춘향전>을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었는가 몹시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에 무용단이 나와서 공연을 시작하자 좀 혼돈되기도 했지만 차츰차츰 연출가의 구상을 알 수가 있었다. 여기에는 무용, 성악, 대화가 다 뒤섞여 있었다. 나이가 든 저로서는 이 세가지를 다 받아들이기가 부담스러웠다. 물론 젊은 관람자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용이 주인공의 내면 세계, 서로에 대한 관계를 나타내는데 어떤 때는 무용이 길어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기에 좀 지루한 감도 들었다. 무용에 대한 말이 났으니 말인데 고려극장 무용가들의 직업적 실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공연준비에도 그들이 많은 수고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 알리세르 마흐삐로브에 대해 몇마디 하고 싶다. 한국어를 거의 나무랄데 없이 하는 알리세르가 이번에는 성악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사또 변학도는 부정적 인물이다. 변학도의 역을 담당했는데 알리세르가 부르는 악의에 찬 노래는 잔인한 변학도의 모습을 충분히 들어냈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공훈배우 김 소야를 훌륭한 가수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짤막한 장면이지만 춘향모의 고통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향단의 역을 논 젊은 배우 ….기예가 눈에 띠운다.
한마디로 말해서 <춘향전>연극을 볼 때면 눈물이 손수건을 적시는데 이번에는 그러지가 않았다. 그와 동시에 판박이식을 떠나 무대에 새로은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극장의 젊은 창작집단의 시도를 받들어 주는 극장 지도부의 입장을 환영한다. 공화국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이 새 극장에서 재미있는 연극들을 무대에 많이 올릴 것을 기대하는 바이다.
본사기자